내년 최저임금 9860원…업주도 알바생도 "마음에 안 들어요"
내년 최저임금 9860원…업주도 알바생도 "마음에 안 들어요"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7.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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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급 9620원에서 240원 올라
업주 "매출 떨어지는데 비용만 늘어"
알바생 "대출 이자 올라 투잡 뛰어"
최저임금위원회가 밤샘 논의 끝에 2024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했다. 노사는 최종안으로 각각 1만원(3.95% 인상)과 9860원(2.5% 인상)을 제시했다. 결과는 사용자 안 17표, 노동자 안 8표, 기권 1표로 사용자 안인 986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2023.07.19. 

"제가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지 알아요? 14시간씩 쉬는 날 없이 365일 일합니다. 그렇게 5년을 일했는데, 갈수록 힘들어져요. 240원 오른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 인건비 등 비용은 꾸준히 오르는 게 문제입니다."(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주 김모씨)

"알바 투잡을 뛰고 있어요. 전세 대출 이자는 갑자기 두 배나 오르는 바람에 취업 준비할 시간을 줄이고 일을 늘렸어요. 최저임금이 좀 더 많이 올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취업준비생 서모씨)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시급 9620원에서 240원 오른 9860원으로 결정됐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업주들 사이에선 고물가·고금리로 힘든 가운데 '시급 만원'이 코 앞에 다가왔다며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은 이들대로 한 끼 식사에 1만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상 폭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5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86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급 시급 9620원에서 2.5% 오른 수준으로,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6만740원이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적용연도 기준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2020년 8590원(2.9%)→2021년 8720원(1.5%)→2022년 9160원(5.1%)→2023년 9620원(5.0%)이었다.

올해 인상률(5.0%)의 절반에 그친 인상률이지만, 알바생을 둔 업주들은 울상이다. 주휴수당이라도 줄여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에서 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이번엔 2.5% 올랐지만, 편의점을 시작한 뒤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힘들었는데, 조금이라도 꾸준히 오르니까 힘든 것"이며 "이미 알바생을 최소한만 고용해 하루에 14시간을 일한다. 쉬는날 없이 5년을 일했는데, 갈수록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 인건비 등 비용은 꾸준히 오르는 게 문제다. 주휴수당이라도 줄여보려고 주 15시간 이내로 시간을 쪼개서 알바를 쓴다. 알바생도 투잡, 쓰리잡하고 있어 서로 불편한 상황"이라고 했다.

주휴수당이란 근로자가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말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 일한 것으로 보고 지급해야 하는 수당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뒤 발언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결정됐다. 2023.07.19.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8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모(62)씨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시기에 맞춰 알바생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박씨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시급까지 오르면 자영업자 죽으라는 것"라며 "물가가 많이 올라서 물건값도 많이 나가는데 장소도 안 되니까 사람이라도 줄일 것"이라며 "5명이었던 알바생을 꾸준히 줄이고, 직접 일하는 시간도 일 12시간으로 늘렸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 알바생들은 240원 오른 최저임금 시급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물가에 비해 낮다고 토로했다.

일본 라멘집에서 알바하는 취업준비생 서모(27)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취업 준비 중인데, 대출 이자가 갑자기 두 배나 오르는 바람에 또 다른 알바를 구해 투잡을 고 있다"며 "주말엔 온전히 취업 준비에 집중하고 싶은데, 대출 이자가 부담돼 결국 취업 준비 시간을 줄이고 일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시급이 더 올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박모(23)씨는 서울대입구역 인근 카페에서 알바하며 생활비를 번다. 그는 "사장님들 입장에선 최저임금이 올라 힘들겠지만, 지금 물가로 따지만 9860원도 낮다. 밥 한 끼 사 먹는데 1만원은 그냥 나가는데, 이렇게 오르면 쓸 게 없다"고 말했다.

김모(28)씨도 "물가가 엄청 올랐는데, 시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국 업주가 살아야 알바생도 잘리지 않고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 정부가 적절한 인상 속도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전재훈 박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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