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더 빨리" 고객 수요에…자금 재유치 경쟁서 니즈 반영
최근 은행권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이자가 1년 만기 상품보다 올라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자금 재유치 경쟁에 나선 은행들은 고객 선호에 발맞춰 단기 상품으로 유도하는 모습이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상품의 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전날 연 4.08%로 공시됐다. 이 상품의 12개월 만기 최고금리 4.05%보다 0.03%포인트 높은 수치다.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 6개월 최고금리는 4.05%다. 12개월 최고금리는 3.95%로 0.1%포인트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과 12개월 최고금리가 4.05%로 동일하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도 4.00%로 같은 수준을 보인다. 5대 시중은행 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상품 역시 만기 6개월과 12개월의 최고금리가 모두 4.00%다.
은행들이 단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올리면서 만기별 금리가 같아지거나 역전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높이면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최근 만기가 도래하면서 1년 상품에 집중됐던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나섰다. 점차 단기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6개월 이하로 분산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1개월이나 3개월 만기의 초단기 예·적금 상품도 잇달아 출시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한달적금을 선보였다. 한달적금은 31일 동안 납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 연 2.5%에 매일 적금을 납입할 때 마다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제공한다. 5회차마다와 마지막 31회차 등 최대 6회의 보너스 우대금리 제공으로 최고 연 8.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아예 이자를 미리 주는 정기예금 상품도 호응을 얻고 있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가입 즉시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다.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출금해 생활비나 재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금리는 세전 연 3.5%, 계좌당 가입한도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이다.
이처럼 보다 빠르게 수익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니즈에 저축은행권에서도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OSB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전일 기준 6개월 4.60%로 나타났다. 이 상품의 12개월 금리인 4.20% 대비 0.4%포인트 높다.
아산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4.51%, 12개월 4.31%로 0.2%포인트 차이가 난다. 스타·오투·DH·동원제일·흥국저축은행 등 6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12개월을 역전하는 곳은 늘어나고 있다.
업계의 12개월 최고금리는 4.52%로 6개월 4.60% 대비 0.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6개월 3.45%, 12개월 4.20%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