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중동 패권 외교전…한, 글로벌 중추국가 '시험대' [기자수첩]
미중러 중동 패권 외교전…한, 글로벌 중추국가 '시험대'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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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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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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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패권 경쟁이 '다극화 체제'라는 새 질서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자유·민주주의·법치·인권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아프리카 국가 쿠데타 등 국제 분쟁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미국의 지배에 의해 세계 질서가 유지되는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저물었단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 용병부대 바그너그룹이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방공 무기를 제공하려는 정황이 포착됐고, 국제사회의 이목이 이·팔사태에 쏠린 것을 틈타 최근 러시아 점령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규모 포격을 가했다.

'가치외교'를 주창하며 미국과 밀착 행보를 보이던 정부도 이팔 전쟁 속 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한국은 최근 유엔총회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휴전 촉구 결의안 표결에서 '하마스 규탄'이 포함되어있지 않단 이유를 들어 기권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정부는 현지 상황과 주변국 동향을 감안하고 초안 문구를 사안별로 검토해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자유·민주주의·인권을 강조해 놓고 내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할 국가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팔 전쟁 관련 정부 입장이 '완전한 휴전'이 아닌 인도적 지원 재개를 위한 '군사행위 일시중지'(humanitarian pause)에 가까운 것도 인권과 평화라는 가치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일시 중지는 포로들을 석방할 시간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유로 휴전을 반대했으나, 가자지구 대규모 사상자가 늘어감에 따라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에 맞는 유연하고 전략적인 외교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스라엘은 직전 공습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비폭발성 탄약을 사용했던 것과 다르게 최근 마구잡이식 공격(bare-knuckle tactics)으로 전술을 전환하며 무수한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에 보조를 맞춘 '가치 외교'도 중요하지만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도 동참해야 할 때다.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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