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손배 2심 승소…"일본, 국가면제 안 돼"
위안부 피해자 손배 2심 승소…"일본, 국가면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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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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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각하'→ 2심서 원고승 뒤집혀 위자료 인정
1심, 주권면제 적용했으나 항소심은 인정 않아
항소심 "日행위 불법 해당…위자료 2억원 초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1심 패소
취소 판결 뒤 법원을 나서며 기뻐하고 있다. 2023.11.2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을 뒤집고 일본국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송 쟁점은 국제법상 '주권면제'(국가면제)를 인정할지 여부였는데,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위안부와 같은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서는 이 같은 원칙의 예외로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23일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구회근) 심리로 열린 고(故) 곽예남 할머니 등 16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금액을 모두 인정한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에 기재한 청구금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의 소가는 21억1600만원 상당으로, 원고들의 청구 대부분이 인정되면서 위자료 액수는 피해자별 각 2억원으로 추정된다.

곽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2016년 12월 일본 정부에게 피해 배상 책임이 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국제법상 규칙인 국가면제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였다. 이는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논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1심 패소 취소 판결 뒤 법원을
나서며 기뻐하고 있다. 뒤는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2023.11.23

4년 넘게 진행된 1심은 2021년 4월 외국(外國)인 일본을 상대로 주권적 행위 관련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경우다.

 1심 판결은 주권면제(국가면제) 국제법 규칙이 적용돼 각하됐는데,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일본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면제가 부정된다고 판단했다. 위안부와 같은 반인륜적 행위는 국가면제 예외에 해당한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국가면제 법리 관련 국제적 흐름이 다른 국가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면제'에서 비주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이를 부정하는 '제한적 면제'로 변화해 왔다는 점을 짚었다.

또 국제연합(UN) 협약과 해외 판결 사례 등을 근거로 사망·상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가해국의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원고들이 국내에 거주하면서 국내법을 근거로 일본국에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재판관할권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전쟁 중 군인의 사기 진작 등을 목적으로 위안소를 운영하면서 10~20대에 불과했던 피해자들을 기망·유인해 위안부로 동원했다"며 "원고들은 자유를 억압당한 채 원치 않는 성행위를 강요당한 결과 상해, 임신·죽음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고 종전 후에도 정상 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의 이 같은 행위는 우리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별 위자료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2억원을 초과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선고 직후 법정을 나오며 "감사하다. 감사하다"며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을 모시고 감사드린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번 소송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2차 소송이다.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낸 1차 소송은 지난 2021년 1월 원고 승소로 판결난 바 있다. 이 판결은 일본 정부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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