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 만에 '막 내린 인요한 혁신위…지도부 반발에 '용두사미'
42일 만에 '막 내린 인요한 혁신위…지도부 반발에 '용두사미'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12.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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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희생 혁신안'에 강한 당내 반발 부딪혀
"잦은 언론 노출로 실수…윤심 못 헤아려" 지적도
지도부 겨냥 "기득권 카르텔"·"비협조로 용두사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12.07.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예정된 임기를 보름가량 남겨두고 조기 해산하는 것으로 지난 10월 26일 출범 이후 42일 만이다.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를 극복하고자 꾸려진 혁신위는 김기현 대표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으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끝맺음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강한 당내 반발에 부딪힌 탓이다. 여기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설화에 휩싸이면서 혁신 동력을 스스로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를 한다"며 "월요일 보고로 혁신위 활동은 종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0%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면서 좀 더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자평한 것인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지도부에 제안한 6호 안건 가운데 제대로 매듭지은 안건은 1호뿐이다. 1호 안건도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가 핵심이고, 인적 혁신과는 거리가 있다.

핵심인 '주류 희생 혁신안'을 포함한 나머지 안건은 조만간 들어설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혁신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 위원장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 대표는 인 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출근하고 있다.
2023.12.07.

결과적으로 혁신위가 지도부와의 힘싸움에서 패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미미했고 실패로 끝났다" 혁신위 활동에 대해 총평했다. 그러면서 "판정패라는 것은 끝까지 싸우고 난 이후에 마지막에 결과를 보는 것인데, 혁신위는 지도부에 KO패를 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실패로 끝난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는 혁신위의 스탠스가 처음부터 불안정했다"며 "혁신위에 전권을 준 건지 안 준 건지, 안건을 전달하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아무런 조건 없이 김 대표가 전권을 준다는 말만 믿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인 위원장이 언론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됐다. 실수가 나오면서 혁신위 전체가 가볍게 보인 것"이라며 "세 번째는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혁신안에 힘을 싣는 것도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의 조기 활동 종료의 책임이 지도부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신들이 만든 혁신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혁신을 거부한 것이라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편의 개그콘서트를 보여주고 떠났다"며 "그래도 우리 당에 변혁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당원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졌지만 기득권 카르텔에 막혀 좌절했다"고 언급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혁신위가 아주 열심히 했지만 당 지도부의 비협조로 용두사미가 된 것 같다"며 "국민들은 김기현 지도부의 혁신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것만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박소연 혁신위원은 이날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기대만큼 충분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고 슬픈 마음"이라며 "희생과 변화는 국민의 목소리라 생각한다. 이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투표로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사를 한 후 자리료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06.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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