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덮어버릴 수 있다"…백현동 브로커, 13억 챙겼다
"수사 덮어버릴 수 있다"…백현동 브로커, 13억 챙겼다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12.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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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警 단계 마다 수사 무마 명목 금품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에게 이야기"
"영장판사랑 골프친 사람" 황당 주장
서울중앙지검. 2023.02.21

 백현동 수사 무마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장전담판사와 골프를 친 사람을 통해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황당한 주장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백현동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 브로커 이모씨의 A4 용지 4쪽 분량 공소장에 이 같은 정황을 자세히 기재했다.

백현동 민간업자 정바울씨는 검찰 수사가 자신의 법인 자금 횡령·배임 혐의로 확대될 수 있다고 걱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는 성남시 대관 작업을 맡은 혐의를 받는 김인섭씨 등의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된 시점이다. 김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혹 당시 성남시장)와의 친분을 이용해 특혜를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지난 5월4일 정씨에게 "이런 사건은 일개 부장검사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10억원이 있으면 위에 이야기해서 백현동 수사를 덮어버릴 수 있으니 현금으로 2억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던 정씨는 같은 날 이씨에게 현금으로 2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 6월5일 정씨에게 48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이틀 뒤 정씨에게 "구속은 막아야 한다. 구속을 막을 사람을 찾을 확률이 1/100인데 그걸 뚤었다. 그 사람이 엊그저께도 영장전담판사와 함께 골프를 쳤다"며 3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정씨는 3억원을 제공했다.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기 전 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주체는 경기남부경찰청이었다. 이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수사를 막아주겠다며 거액의 금품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정치권 인맥과 전관 변호사 등을 통해 경찰에 힘을 쓰겠다"며 경비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이씨의 요구대로 이씨 사위가 소속되어 있는 로펌과 법률고문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으로 1억1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7000만원을 현금으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같은 달 5억원을 챙긴 이씨는 석달 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언급하며 경찰 로비 명목으로 2억2616만원을 추가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챙긴 총액은 13억361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 측은 전날 열린 1차 공판에서 이씨와 협의해 혐의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씨가 정씨에게 경찰 단계에서 총경 출신의 곽정기 변호사를 검찰 단계에서 고검장 출신의 임정혁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임료는 곽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이 약 8억, 임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이 약 1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부는 수사 무마 명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곽 변호사는 전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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