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주식 부호 1~3위 유지…삼성전자 주식평가액↑
이건희, 26조원 유산 남겨…상속세만 12조원 이상
삼성 오너가 세 모녀가 수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중인 삼성 계열사 지분 중 2조7000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평가액이 오르면서 세 모녀는 여성 주식 부호 1~3위 자리는 유지했다.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오너가의 여성 주식 부호 417명 중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여성 주식부호 1, 2, 3위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모녀가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해 총 2조1689억원 규모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은 지난해 연초 대비 오히려 증가하며 순위에 변동이 없었다.
이들 주식 가치는 지난해 1월12일 기준 18조3573억원에서 1년이 지난 올 1월12일 18조7967억원으로, 2조원 이상 블록딜 매각을 한 이후에도 오히려 주식 가치가 4394억원(2.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관장은 부동의 1위로 지난주 삼성전자 지분 1932만4106주(0.32%)를 매각했으나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보유 지분 가치가 7조3963억원으로 1년 전 7조3202억원 대비 1.1% 높아졌다.
2위는 이부진 사장으로 보유주식 중 삼성전자 지분 240만1223주(0.04%)외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현재 가치는 6조334억원으로 지난해 5조8885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3위는 이서현 이사장으로 5개 기업 보유 지분 중 삼성전자 지분 810만3854주(0.14%)를 매각했으나 4개 종목 보유지분 가치가 5조366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2% 커졌다.
이건희, 26조원 유산…상속세만 12조원 넘어
삼성 오너 일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 받은 유산에 대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액을 과세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이 선대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은 삼성전자 주식 4.18%(약 15조5000억원) 외에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 SDS 0.01% 등 19조원 상당으로 이에 대한 상속세액은 11조400억원 정도다. 이는 상속세 최소세율 50%에 대기업 최대 주주 할증률 20%를 더해 60% 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여기에 서울 용산구 자택, 경기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더해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총 26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유산에 대해 유족들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13조원 규모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2021년 상속 문제를 정리하며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자 지난해 정부가 거둔 상속세액의 3~4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세금을 5년 동안 나눠 내는 연부연납 방식을 택했고, 여기에 이자금액을 붙여 5년간 나눠 내고 있다.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내는 사람은 홍라희 전 관장으로 3조1000억원이며 이재용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이사장 2조4000억원 순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차례 6조원 이상을 납부했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3차례 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세 모녀는 그동안 주식담보대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세 모녀의 주식담보 비중은 전년 20.2% 대비 40.4%로 2배 증가했다. 담보대출 금액도 1조8871억원에서 3조781억원으로 2조1910억원, 116.1% 늘었다.
단 이재용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이나 보유 주식매각 없이 배당금과 신용대출을 활용해 상속세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해 2021년 9월30일자로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0.1%)와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을 납세담보로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으나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매각은 한 건도 없었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