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교수 "사직서, 인생의 전부 던지는 것…오죽하면"
방재승 교수 "사직서, 인생의 전부 던지는 것…오죽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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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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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 대국민사과 발표
"국민께 의료이용 불편 끼쳐 대단히 죄송"
"교수 25일부터 사직…사태해결 촉구 의미"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집단 사직 여부 논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2024.03.16.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집단 사직 여부 논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2024.03.16.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 된 가운데, 방재승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이 "의료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결의는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는데 따른 임박한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호소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특히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면서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 저는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해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소통 없이 2000명이라는 의대 인원을 늘리는 데에 대해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들어주시고 지지를 해주실 거로 알았는데 아니었다"면서 "기형적인 의료 환경의 작은 희생자이자 방관자인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해 정말 잘못했다"고 했다.

사직 전공의를 향해서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고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전공의들이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방 비대위원장은 또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대다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고 있으니까 제발 좀 풀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의사협회에도 원점 재논의 방침을 좀 풀고 대화협의체로 나오라고 했는데, 전공의들이 교수 집단이 중재해서 정부하고 의협이 대화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몰랐다"면서 "그만큼 전공의들이 가슴에 상처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래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2020년 총파업 후 전공의들의 의견을 좀 들어줄 줄 알았는데 실제 4년 동안 전공의들이 생각하기에 필수의료가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고 했다.

또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도 2년 전에 터졌지만 그래도 필수의료 해야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의사 수를 2000명을 늘린다고 하니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의 실효성도 믿을 수가 없고 그러면 못 믿겠다, 우리의 갈 길 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전공의들의 상심이 크다"고 말했다.

방 비대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해야 할 교수들이 환자를 떠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의료체계 붕괴가 임박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걸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면서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의료는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 등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의대생들이 유급 위기에 처하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방 비대위원장은 "서울대 의대의 경우 지난주 총회 때 18일까지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전국적으로 대학별로 통계 조사나 의향이 수집 안 된 곳에 있어서 하면 같이 행동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25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정은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25일 전까지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길 촉구하는 의미라고 방 비대위원장은 설명했다.

방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4월이 넘어가기 전 해결을 해야 파국을 막을 수 있어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쓰겠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의료계가)양보를 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전공의들도 돌아와달라는 호소"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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